합격후기

작성자 : BOMON작성일 : 2010.12.07 조회수 : 1937

MBC 한준호 아나운서 최종후기 "최선을 다해서 꿈을 이루세요."


2003 MBC공채 아나운서 합격자! "한준호"아나운서 합격 후기 올립니다.



정말 힘든 여정을 오늘에야 마치고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사실 합격을 하고 남기고 싶었지만, 만일을 대비해 ^^
성샘과 여러 샘들께서 제게 해 주신 모든 것에 대한 조그만 보답을 지금으로선 이렇게 밖에 할 수 없어서요..

[조바심의 시작]
MBC에서 아나운서 모집공고를 냈을 때 많은 망설임이 있었습니다.
이번에도 떨어지면 어쩌지..하는. 내 나이에 과연..
다행히 이번 MBC는 전형 방법을 많이 바꾸어서 구차하게 물어보는 란들이 사라진 것을 알고, 원서를 넣었습니다.

[***번 JUNE입니다.]
1차 카메라 테스트, 대략 800여분이 지원을 해서 이루어진 1차 카테는 5명씩 입장을 했습니다.
작년 이맘때 봐 보았던 저는 좀 익숙하긴 했지만, 제 주변에는 저보다 경험많은 분들이 많으셨습니다.
또 제 바로 앞 수험번호에 봄온 식구 한분이 계셔서 마음에 위안이 조금은 되었었죠.

저는 5명 중 끝번호 였는데, 1번부터 리딩이 시작되었습니다.
아시다시피 리딩지는 들어가기 약 5~10분 전에 주어지고 지문은 4개정도 였던 것 같습니다.

수험번호 ***번 아무개입니다.

여기서 머릿속을 휙~ 스치는 생각이... 아 수험번호라는 말을 넣으면 너무 촌스럽다.
그냥 간단히 몇번 누구입니다로 해야지 라고 생각한 순간
제 앞 봄온 식구마저 그렇게 이야기를 하고 리딩을 했습니다.

제 차례...***번 아무개입니다.

커튼 뒤에서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제 앞까지 1번을 시키시던 심사위원께서 2번을 지목하셨습니다.
물론 머릿속으로 이쯤에서 다른 걸 시키시겠구나 생각을 하고 기다렸던게 주요했습니다.

아주 천천히 읽어 내려갔습니다.
카메라는 물론 처음 시작할 때 한 번 쳐다봐 주고 구태여 외워서 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필기에 올라간 사람이 67명 정도 였습니다.

[필기공부는 군더더기를 없애고 평소에 관심을 가져라]

필기시험 직전,,
다니는 회사에 굉장히 많은 행사가 잡혀버렸습니다.
급기야는 시험 하루 전날까지 워크샵을 다녀와야 하는 번거로움에 가서 할 발표자료를 만드느라 시험직전 일주일을 낭비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그 전에 스파며, 각종 상식책들과 시사성 있는 잡지들을 많이 보았고, 직업 특성 상 신문을 매일 본기는 했습니다만,
마지막 정리는 고등학교 현대 시와 소설이 하나로 묶인 작은 문제집과 CBS 박재홍 아나가 추천한 YTN상식 코너에서 퍼온 1년치 자료, 그리고 여기저기서 받은 요약정리본 만 가지고 버스안에서 그리고 하루 전 집에서 열심히 보았습니다.

[머리를 싸매고 공부하지 마라]

물론 제 필기점수는 어느 정도인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필기시험에 임한 저는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기출문제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너무도 예년 시험과 다르게 나왔기 때문이죠.
사실 전 기대를 안 하고 들어간 시험이었기에 더욱 놀랐습니다.
왜냐구요? ^^
저 같이 금융쪽에서 있다보면 알만한 문제들, 그리고 평소 신문을 많이 봤으면 나왔을 법한 내용들을 응용한 문제들이 많이 나왔기 때문이죠.

이번에 제가 얻은 건, 아나운서 필기는 구태여 머리 싸매고 공부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고, 누구나 공부할 방향만 제대로 잡으면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32명 정도가 살아남았습니다.

[3차 카테 및 심층면접은 할복할 생각을 하고 덤벼라]

3차 카테,,,
사실 여기 임하기 전에 성샘께 연락을 드렸습니다.
그동안 연락 못드려 죄송하다는 말과 ^^;;
여기까지 왔다는 말씀을 드렸더니 3차 카테에 올라간 사람들을 모아 연습시간을 주시겠다고 하셨죠.

전 그 시간이 굉장히 유용했습니다.

아무튼, 3차 카테를 보기 위해 저희는 대기실에서 2시간 반이나 기다렸습니다.
1인당 20분정도 소요되었고, 한 사람씩 들어갔기 때문에 대기시간이 무척 지루했고,
또 시험본 사람들과 접할 수 없었기 때문에 경향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었습니다.

오전에 본 사람 중에는 개인기를 했다는 사람도 있고,(오늘 최종보며 물어보니 대개 어설픈 개인기는 했다가 떨어지거나 지적받는 요인이 되었다는 군요..^^;)
MC를 시켜보더라..등등 온갖 루머가 떠돌고 있었습니다.

전 머릿속으로 개인기..음..뭘 해야하지 고민하다..
모르겠다. "배째라~" 는 마음가짐으로 들어갔습니다.

스튜디오에 들어가기 전,, 스튜디오 밖에서 약 20분을 대기하는데, 연습시간은 너무 충분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들어가 보니 밖에서 리딩지 보니까 해 보고 싶은게 있던가요? 라고 물으셨고, 저는 2번 해 보겠습니다 라고 하곤 자리에 앉아 카메라에 시선 한번 주고, 첫멘트 천천히 읽고 바로 아래보고 천천히 읽어 갔습니다. 마지막 고개 한번 들어주고 끝.

하지만, 3차 카테 및 심층면접은 리딩은 아주 일부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총 5분의 심사위원분들이 주욱 앉아 계시고, 저는 뉴스진행석에 홀로 앉아 있었습니다.
그리고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갤러리들 10분이 다른 방에서 모니터링을 하고 있었습니다.
점수는 심사위원점수와 갤러리들의 X표를 집계해서 당락을 결정 짓는 것이죠.

특히 심층면접으로 들어갔을 때 질문은 무척 까다로웠습니다.
왜 아나운서가 되고 싶냐는 기본 질문에서 이력서를 바탕으로 꼬치꼬치 물으셨고, 꼬투리가 잡힐 만한 질문에 대해선 다른 분들의 세부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사실 끝나고 나서 왜 그렇게 대답했지 라는 후회도 많았지만, 대체로 막히지는 않았다는 느낌은 들었습니다.

이 3차 카테에서 남자/여자 각각 3명씩만이 살아남았습니다.

[최종면접]

최종면접장에 나가보니 정말 다들 잘생기고 이쁘고,(물론 여기 최종에 남은 분들보다 인물이야 더 괜찮은 사람들도 있었지만,) 어디 하나 흠 잡을데가 없는 사람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면접 전 벌어지던 그 미묘한 신경전부터 무척 신경이 쓰였습니다.
저와 같이 면접에 들어간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금융 컨설턴트로 무슨 무사영화에 나올 법한 인물^^; 이었습니다.(잘 생겼단 이야기죠..) 지난해 최종에서 물먹었다는 것으로 보아 이렇게 두번이나 올라올 정도면 음...대단하다 싶었습니다.
또 한사람은 제주민방에 있다가 그만둔 사람이었는데, 오 정말 면접때 보여 준 스포츠중계는 모두 에드립이었음에도 환상에 가까웠습니다. 구력이 엿보였죠.

면접은 세명이 한번에 들어가기 때문에 무척 부담스러운 시험이었습니다.
저 자신을 컨트롤 해야하면서 동시에 두 사람을 견제? ^^; 해야 하는 시험이었기 때문이죠.

살아남는 사람은 단 한 사람..

첫질문이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Q : 지난번 3차 카테에서 한 리딩 기억하세요?
네..뭐 조금..;; 다들 너무 당황했었습니다.

Q : 그럼 기억나는 대로 풀어서 말씀해 보시죠..
정말 이런 질문을 받게 될 줄이야...나름대로 머리 좋다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
아무튼, 앞사람거 듣고 대충 넘어갔습니다. 사실 여기서 한 수 밀렸다는 느낌을 조금 받아서 더욱 분발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었죠.

그 뒤 왜 아나운서가 되려하느냐, 무슨 프로를 맡아보고 싶느냐, 아나운서와 MC의 차이점을 요즘 연애인들이 MC를 맡아보는 상황에서 어떻게 구분할 수 있겠는가..(전 이 부분에서 아나운서의 정체성 문제를 들어 그 차별점을 지적하고, 이 과정 중 시청자가 원하는 MC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아나운서로서 그 정체성을 찾아가야 한다는 식으로 답변을 했습니다.)

그리고 사장님께서 일어나봐라..(사실 그 상황에 서 있기란 보통 힘든일이 아닙니다. 다들 나와서 이야기 한 거지만, 어찌나 다리가 아프던지..긴장도 더 되고,) 하시더니 각자 아나운서가 되었다 생각하고 해 보고 싶은 것을 해 봐라 라고 하셨습니다.

첫번째 사람은 늘 당하는 법이라..좀 얼버무리신 것 같구요..(그래도 역시 구력이 있으신지..말씀은 잘 하시더이다.) 저는 앞에서 하고 싶은 프로가 무엇이냐는 물음에 아나운서의 역할을 먼저 거론하며, 취재된 정보를 시청자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친근하게 전달해 주는 것이고, 따라서 교양 시사 프로를 해 보고 싶다고 말씀을 드렸으니 그와 관련된 것을 해보겠다고 말씀드렸고, 최근 시사 이슈를 패널을 모시고 진행하는 식으로 멘트를 했습니다.
세번째 분은 아나운서를 하고 계신 분이라 스포츠 중계를 하는데, 솔직히 좀 기가 죽었습니다.(그래도 면접장에서는 티를 내면 안되기에 살짝 웃으며 잘했다는 듯 고개를 살짝 흔들어 주었죠..)

그 뒤 아나운서는 창의성이 중요시 되는데 각자 자기가 창의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말해 보아라..라는 말씀에 다들 한마디씩 했는데 사실 귀에 들어오진 않았습니다.

[에필로그]

사실 아나운서든, 기자든, 언론시험을 본다는 것은 오랜 준비기간과 엄청난 경쟁률을 뚫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고, 특히 아나운서의 경우 끼를 겸비해야 한다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제 발표만 기다리고 있는 입장에서 후회없이 최선을 다했다는 것은 정말 저로서도 만족스럽습니다.

너무 떨리고, 아쉬운 마음이 남지만, 오늘은 편한 마음으로 내일을 준비하려 합니다.
아나운서를 준비하는 모든 분들께 최선을 다해서 꿈을 이루시길 기원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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