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후기

작성자 : BOMON작성일 : 2010.12.07 조회수 : 4251

2006 제주MBC 정유진 아나운서 "많은 실패를 거듭한 후에 얻은 값진 결과"



우선 축하해주신 많은 분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
제가 이렇게 합격 후기를 쓰고 있다는게 아직도 실감이 안 나네요~
제가 시험을 준비하는 동안 다른 분들이 쓴 합격후기를 읽으면서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기도 했고, 언젠가 나도 합격후기를 쓸 것이라고 다짐하곤 했습니다.
글 솜씨는 없지만, 많은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후기를 씁니다.

이번 제주MBC 아나운서 공채는 경력직으로 채용이 되었습니다.
어느 분께서 Q&A 게시판에 제가 어떤 경력을 가지고 있냐고 질문하셨기에 답변을 먼저 드립니다.

사실 다른 지원자들 사이에서 제 경력은 정말 초라(?)했습니다.
다른 분들은 각 지역MBC와 민방 전현직 아나운서들뿐이었으니까요.
최종에 남은 5명 중에서도 저를 제외하고는 부산MBC, 춘천MBC, 목포MBC, PSB 아나운서분들이셨거든요. 지금 하고 계시는 분도 있었고, 그만 두신 분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아나운서 경력은 전혀 없고, 국군TV와 MBN에서 리포터를 한 게 전부거든요. 그래서 최종 합숙에서 기가 많이 죽더군요. 그래도 '내가 여기까지 올라온건 실력은 비슷하기 때문이다. 다른 면에서 좀 더 높은 점수를 받도록 해야겠다!' 이렇게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제가 합격한 걸로 봐서 꼭 아나운서 경력이 아니더라도 리포터나 MC 경력도 최대한 많이 쌓아놓으시는게 중요할 듯 합니다. 그리고 최선을 다해서 방송을 하는 모습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번에 서류전형에서 직접 출연한 방송 프로그램을 테이프나 CD로 만들어 보내라고 했거든요.)


그럼 이제부턴 본격적으로 시험 전형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약 100명 정도 지원했다고 하시던데 서류전형을 거쳐 15명이 남았고, 한 분이 결시하셔서 14명이 1차 시험을 봤습니다. 1차 테스트는 카메라 테스트였고, 원고가 정말 많았습니다. 뉴스 3개에 MC, DJ 까지 15장 정도 됐었습니다. 그래서 대기하는 동안 원고를 한 번 보는 것이 빠듯했습니다. 스탠딩 마이크에서 자기소개를 하라고 하시길래 저는 제 솔직한 마음을 얘기했습니다. 그 전까지의 시험에서는 자기소개를 하라고 하면 약간은 형식적이고 진부한 내용을 했었는데, 이번엔 그 틀을 깨려고 했습니다. "나는 지금까지 지역MBC와 지역민방 최종면접에서만 연달아 4번이나 떨어진 불운을 겪었다. 하지만 그것은 다른 방송사와 인연이 없는 것 뿐이었다고 생각한다. 제주MBC와 나는 인연이 꼭 닿길 바란다." 뭐 이런 내용으로 했습니다. 그 다음엔 데스크에 앉아서 진행되었는데, 거의 모든 원고를 다 시키셨습니다. 뉴스는 3개 다 했고, MC도 2개, DJ도 하나 했습니다. 별다른 질문은 없었습니다.

1차 테스트가 끝나고 회사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다 같이 먹고나서 다른 지원자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발표를 기다렸습니다. 이번 시험은 제주MBC의 배려로 주말동안 한꺼번에 치러졌습니다. 제주까지 왕복하는 어려움(?)을 덜어주신거죠.^^ 그래서 시험이 끝나고 2시간 정도 후에 1차 합격 발표가 났습니다. 2차테스트에서는 총 10명이 올라갔습니다.

2차 테스트도 역시 카메라 테스트였고, 1차와 거의 비슷하게 진행되었습니다. 다만 끝에 즉석에서 날씨에 관한 멘트를 하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무난하면서도 순수한(다른 지원자분들께서 이렇게 표현해주셨습니다.^^;;) 멘트를 했습니다. 그 날 비가 부슬부슬 내렸고 태풍이 온다고 했기 때문에 그런 얘기를 하면서 가족들과 부침개를 부쳐먹고 영화 한편을 보라는 소박한 멘트로 끝마무리를 지었습니다. 멘트가 끝나고 나서 멘트내용이 너무 마음에 들지 않아 후회가 되었지만, 끝까지 웃으면서 카메라를 보았습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카메라를 보면서 밝게 웃는 것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좋은 결과를 가져오는 것 같습니다. (참고로, 다른 시험에서도 어느 심사위원님께서 제가 많이 웃어서 인상이 무척 좋아보인다고 말씀해주신 적이 있거든요.^^ )

2차 테스트 결과도 약 1시간 후에 발표되었고, 총 5명이 남았습니다. 합격자 명단을 모두 같이 확인한 후에 한 나절동안 같이 시험보면서 친해졌던 분들이 집으로 돌아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즉석에서 발표가 나는 것이 좋은 점도 있지만, 마음은 많이 아프더군요.

마지막 3차는 다면 심층평가인 합숙이었습니다. 바닷가 바로 앞에 자리잡은 정말 예쁘고 깔끔한 펜션에서 합숙이 진행되었습니다. 우선 모두 편한 트레이닝복으로 갈아 입고, 심사위원분들과 저녁식사를 함께 했습니다. 심사위원님들은 제주MBC 아나운서 선배님들과 국장님들이셨습니다. 사실 긴장이 된 상황이라 어떻게 먹었는지 기억도 잘 안납니다.^^;; 그리고 그런 자리에 역시 술이 빠질 수는 없더군요. 술을 못하는 저는 약간 힘든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많이 권하시지는 않아서 똑바로 정신을 차리고 있을 수 있었습니다. 저녁식사 후에는 숙소로 이동해서 개별주제 토론과 집단토론을 했습니다. 개별주제는 저는 '된장녀' 였고, 다른 분들은 '주몽', '바다이야기', '괴물' 등이었습니다. 집단토론 주제는 '아나운서의 연예인화, 아나운서는 언론인인가 엔터테이너인가' 였습니다.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고, 발언이 끝나고 나면 심사위원님들께서 그에 대한 질문을 하셨습니다. 저는 너무 한쪽으로 치우지지 않으면서도 분명하게 제 의견을 말하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분들이 말씀하실 때는 경청하는 자세를 지키려고 노력했습니다. 


모든 과정이 끝나고, 선배님들께서 편안하게 이런저런 얘기도 해주시고 궁금했던 부분에 대해선 답변도 해주셨습니다. 제주MBC가 가족같은 분위기라고 하던데, 정말 그런 것 같았습니다. 태풍 때문에 비행기가 결항이 될 것 같다고 하시면서 비행기편도 직접 여기저기 알아봐주시고, 그래도 걱정이 되신다며 비행기 타러 갈 때까지 함께 계셔주었습니다.

오늘 휴대전화에 064-xxx-xxx 라는 번호가 떴을 때 그 기쁨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정유진씨, 축하합니다. 최종합격하셨습니다." 라는 말을 듣는 순간, 저도 모르게 "끼약!" 이라는 외마디 소리가 나오더군요.^^ 그동안 최종에서 떨어지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몇 차례 겪어봤기 때문에, 또 불합격하진 않을까 너무 두려웠거든요. 혹시 또 떨어지면 어떻게 마음을 추스릴지 걱정도 많이 했고요. 이제 아름다운 도시 제주에서 사랑받는 아나운서로 자리잡고 싶습니다. 특히 이번 공채가 가졌던 가장 큰 장점인 정규직이라는 점때문에 많은 분들이 지원해주신것 같다고 하셨는데요, 정규직으로 채용하기 때문에 일찍 떠나지 않고 오래 있을 사람을 뽑고 싶다고도 하셨고요. 저는 안 떠나고 제주에서 그 동안 정말 간절히 하고 싶었던 뉴스와 방송 열심히 하겠습니다.

두서는 없지만 전형이 진행되는 동안 있었던 일과 나누었던 얘기까지 가능한 모두 쓰려고 했습니다. 그 동안 후기를 읽었을 때 자세하면 자세할 수록 도움이 되는 것 같았거든요. 아나운서를 준비하시는 많은 분들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정말 간절히 바라면 온 우주가 그것이 실현되도록 움직인다는 말이 이제야 실감이 납니다. 간절히 바라시고, 열심히 노력하시면 좋은 결과가 언젠가는 올겁니다. 저도 정말 오랫동안 기다렸고, 많은 실패를 거듭한 후에 얻은 값진 결과라서 더욱 기쁩니다. *^^* 서울이 아니라서 아쉽다고 하는 분들도 계시는데요, 제게는 어디MBC이냐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제가 아나운서로서 방송을 할 수 있다면 제주가 아니라 어디든 갈 수 있거든요.^^


끝으로 항상 격려해주시고 여러가지로 많은 도움을 주신 봄온 선생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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